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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기침·가래땐 기관지확장증 의심…폐기능 나빠지기 전 치료를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3-10-24 (화) 09:02 조회 : 309


이규민 대동병원 호흡기내과 과장

가을철은 큰 일교차와 찬바람 때문에 기관지 등 호흡기 질환이 증가하는 시기다. 인간에게 호흡은 생명 유지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다. 호흡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관지는 외부 공기를 마셔서 폐로 이동시키고, 숨을 내쉬어 외부로 보내는 공기 통로를 말한다. 기관지의 내벽은 점액으로 덮여 있다. 외부 공기를 흡입할 때 포함된 세균이나 먼지 등은 점액에 부착되고 섬모를 통해 가래 형태로 배출된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섬모가 제 기능을 못하면 점액 배출이 원활하지 않게 돼 세균이 번식할 가능성이 커진다. 세균이 번식해 기관지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면 기관지가 병적으로 확장된 상태가 되는데, 이를 기관지확장증이라고 한다.

이처럼 기관지가 확장되면 혈관 수가 증가하고 약해져 기침에 혈액이 섞인 각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걸쭉한 가래와 만성 기침도 이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원인에 따라 가래에서 불쾌한 냄새가 날 수 있으며 호흡 곤란이나 가슴 통증, 발열, 체중 감소 등이 동반될 수도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반복적이거나 심한 기도 감염이다. 포도상구균 등 박테리아 감염, 결핵 등 항산균성 감염, 아데노바이러스나 인플루엔자 같은 바이러스성 감염 등이 있다. 또 이물질 흡입, 폐종양, 림프절 비대 등으로 기관지가 막히거나 면역 결핍 질환, 섬모운동 기능 장애가 있는 경우도 발생 가능성이 높다. 기관지확장증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의와의 상담으로 증상을 확인하고 호흡 변화 등을 평가해야 한다. 진행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흉부 엑스(X)레이와 CT 촬영, 폐 기능 검사, 객담·혈액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늘어난 기관지는 쉽게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심할 경우에는 폐 기능이 저하돼 산소 치료가 필요한 만성 호흡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해 항생제, 진해거담제, 기관지확장제 등의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폐 감염 등의 증상이 있으면 수술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호흡기 질환이 빈발하는 계절이 다가온 만큼,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을 예방하는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보통 일반인들이 보기에 호흡기 질환은 증상이 유사한 경우가 많으므로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기관지확장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 환경에서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면역력이 떨어진 만성질환자, 영·유아 및 노인 환자는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해 호흡기를 보호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주변에 감기 등 호흡기 질환자가 있거나 황사, 미세먼지 등이 심한 날에는 일반인도 마스크 착용을 권한다. 특히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양질의 식사, 적절한 운동으로 신체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흡연자라면 금연이 필수다.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인플루엔자(독감), 홍역, 폐렴구균 등 예방 접종을 미리 받는 것도 호흡기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