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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타구니에 혹처럼 불룩…혹시 나도 탈장?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6-01-22 (금) 11:09 조회 : 2609


[도움말 = 김지헌 웰니스병원 의무원장]


< 사타구니에 혹처럼 불룩…혹시 나도 탈장? >

- 개그맨 정형돈도 고생 고생 했다던데… -

(웰니스병원 김지헌(오른쪽) 의무원장이 서혜부(사타구니) 복강경 탈장수술을 하고 있다.)

- 임신·비만·만성변비 등으로 
- 복강 내 압력 높아져 탈장 발생 
- 사타구니 근처 가장 많이 생겨 

- 튀어나온 부위 계속 방치하면 
- 혈액순환 안돼 장 썩을수도 
- 수술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

방송인 정형돈이  2년 전 탈장수술을 받게 되면서 '탈장'이라는 생소한 질환이 널리 알려졌다. 방송에서 그는 웃음을 주기 위해 수술 후 느낌을 '미싱질을 하는 것처럼 살을 도려내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반면 외과 전문의는 전신마취를 하는데 어떻게 그런 표현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예능은 예능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했다. 실제로 탈장은 오래 방치할 경우 자칫하면 장이 썩을 수도 있는 위험한 질환임은 분명하다.

(개그맨 정형돈)

그렇다면 탈장은 어떤 질환일까. 복강 내 압력이 올라가게 되면 장기가 제자리에 있지 않고 복벽의 약한 부위가 벌어지게 되고, 그곳을 통해 소장 등의 장기가 빠져나오는 현상을 탈장이라 한다. 신체 어느 곳에나 생길 수 있지만 대부분의 탈장은 복벽에서 발생한다. 

탈장의 원인은 크게 복압의 증가, 복벽 조직의 약화로 나눌 수 있다. 임신과 만성 폐쇄성 폐질환, 전립선 비대 등도 복강 내압을 만성적으로 높여 탈장을 유발할 수 있다. 복압은 주로 무거운 짐을 자주 드는 경우, 만성 변비가 있어 변을 볼 때 지나치게 힘을 주는 경우에도 생긴다. 비만 또한 탈장의 원인이 된다. 

■ 사타구니 부근 가장 빈발 

가장 흔한 형태가 사타구니 부위에 발생하는 사타구니(서혜부) 탈장이다. 그 외에 넓적다리와 아랫배가 만나는 부위에 생기는 대퇴 탈장, 수술 상처부위에 생기는 반흔 탈장, 배꼽 부위의 약해진 부분을 통해 발생하는 제대 탈장 등이 있다. 

증상은 원인과 발생 부위에 따라 다르다. 초기에는 거의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작게 돌출된다. 피부 밑으로 부드러운 덩어리가 만져지며 통증은 없다. 차츰 진행이 되면 압력이 높아지게 되면서 덩어리 크기도 커진다. 초기에는 탈장 부분의 튀어나온 부분을 누르면 다시 정상 위치로 돌아가기도 한다. 

탈장 중 발생 빈도가 높은 사타구니 탈장의 경우 사타구니 쪽이 부풀어 오르는 증상이 나타난다. 기침을 하거나 장시간 서 있거나 힘을 줄 경우 더 불룩해지지만 누우면 이내 없어진다. 환자는 덩어리가 만져지지 않는데도 불편감을 느끼기도 한다. 의도적으로 기침을 하거나 배에 힘을 주면 한쪽 사타구니 부위에 말랑말랑한 돌출부가 생기게 된다.

아기들에게도 탈장이 자주 나타난다. 복압으로 인해 복벽이 약해져 생긴 탈장을 직접 탈장이라 하는 반면 이와 구분하기 위해 아기들의 경우는 간접 탈장이라 한다. 간접 탈장의 원인은 아기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고환이 콩팥 아래쪽에서 생겨 태어나기 석 달 전쯤 음낭 속으로 이동해 자리를 잡게 되는데, 이 고환이 이동한 길이 완전히 막히지 못해 뱃속의 소장이 음낭 쪽으로 빠져나와 탈장이 생기게 된다. 성인들의 경우에도 이런 간접 탈장이 직접 탈장에 비해 훨씬 많은 빈도로 발생한다. 

최근의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복벽 탈장의 75%가 사타구니 부근에서 발생하며 이 중 3분의 2 정도가 간접 탈장이라고 한다. 

■ 방치 땐 응급수술 상황 발생 

탈장이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하면 사실 약간의 불편감이나 통증 외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오래 방치할 경우 탈장 부위가 커져 차츰 불편해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튀어나온 탈장이 들어가지 않고 방치될 경우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장기가 붓고 괴사가 일어나는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이럴 경우 통증이 매우 심해지고 복통과 구토, 발열이 발생해 응급수술로 장을 절제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증상 초기에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진찰을 받아봐야 한다. 

탈장은 자연치유나 약물이 아닌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기존에는 배를 절개해 복벽의 약해진 부위를 보강하기 위해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당겨 봉합해주는 수술법이 쓰였다. 하지만 이 수술법은 통증이 심하고 회복기간도 길며 재발률이 높았다. 지금은 대부분 재발률이 낮은 복강경으로 수술한다. 복강경 수술은 이전에 수술을 하고 재발했던 환자에게 특히 유용한 수술법이다.

배에 큰 절개 창을 내고 하는 개복수술과 달리 복강경수술은 0.5~1㎝ 크기의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내고 그 안으로 복강경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넣어 수술하는 방법이다. 수술 상처가 적고 통증이 덜하며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재발률도 절개수술에 비해 현저히 낮으며, 한쪽에만 발생한 탈장뿐 아니라 양쪽 모두에 발병한 양측 탈장까지 추가적인 절개 없이 한 번에 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엔 포괄수가제가 적용돼 환자들의 부담도 줄었다.

■ 탈장, 예방이 가능한가 

간접 탈장의 경우 예방할 방법이 없다. 태어날 때 이미 탈장이 될 원인을 안고 태어나는 거니까. 직접 탈장의 경우에는 주로 힘든 일을 하거나 격한 운동을 오래 하는 사람에게 발병 빈도가 높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자기 근력에 맞지 않게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들거나 과격한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탈장 수술 후 조기에 배에 힘을 많이 주면 탈장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후 3주 정도는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과도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된다.


2016년 1월 19일 화요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