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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저하·신체통증 동반하는 노인 우울증…놔두면 치매 될 수도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2-03-15 (화) 14:09 조회 : 206

‘마음의 병’ 증상과 치료


- 환자 10명 중 4명이 60세 이상
- 소외감·지인 죽음 등 원인 다양
- 女 우울증, 男보다 배 이상 많아
- 의욕저하·불면증·두통 등 겪어
- 전문의 심층면담 통해 진단 필요
- 약물·정신 치료… 가족 지지 중요

퇴직하고 주로 집에 있는 A(68) 씨는 만사가 귀찮고 무기력해졌다. 게다가 물건이나 집 비밀번호를 잘 잊어버렸다. 치매 의심이 들어 검사를 받으니, 우울증이 동반된 기억력 저하로 나타났다. 이에 항우울제 처방을 받고 걷기 등의 운동을 시작한 후로는 우울감이나 기억력이 다소 나아졌다.
노년층 우울증은 여러 신체 질환의 위험성을 높이고, 인지 기능 저화와 치매 발병과도 연관돼 있다. 특히 기억력 저하가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가성 치매’로도 불린다. 좋은삼선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서희 과장이 여성 환자와 진료 상담을 하고 있다.
일흔이 넘은 여성 B 씨는 평소 가슴이 답답하고 밤에 잠을 잘 못 잤다. 또 머리와 몸이 쑤시고 아팠다. 혹시나 싶어 머리 MRI 검사 등을 받았지만 별 이상이 없었다. 사실 그는 오래 전부터 우울감이 있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다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물 치료 등을 하면서 증상이 호전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우울증 진료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인데, 전체 10명 중 약 4명이 60세 이상이다. 또 남녀를 통틀어 여성 우울증이 남성보다 배 이상 많고, 연령대로는 60대 여성 환자가 최다를 이룬다. 좋은삼선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서희 과장의 도움말로 노인 우울증의 증상과 치료 등에 대해 알아본다.

우선 노년층은 신체 건강 문제와 사회 환경적 요인 등으로 인해 우울증에 노출되기 쉽다. 하지만 다른 연령층에 비해 정신건강 의료서비스를 적게 받는 편이다. 이는 자신의 정신적 증상에 대해 말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과도 관련이 깊다. 이 때문에 우울증으로 제때 진단되지 않고 지나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노인 우울증은 의학적으로나 사회·경제적으로나 중대한 건강 문제다. 환자에게 큰 고통을 주고, 여러 신체질환의 위험을 높이게 된다. 인지 기능 저하나 치매 발병과도 연관돼 있다. 만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자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다. 일반적 증상은 이렇다. 2주 이상 의욕 저하가 나타나면서 불면증 혹은 과다 수면, 불안 초조감, 피로감, 자책감, 집중력 저하, 우유부단함 등이 동반된다. 신체 증상에 대한 호소도 많다. 소화불량, 가슴 답답함, 두통, 근육통이 대표적이다. 기억력 저하도 두드러진다. 이 때문에 노인 우울증은 치매와 유사한 ‘가짜 치매’ 혹은 ‘가성 치매’로도 불린다.

진단을 위해서는 젊은층보다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와의 심층적 면담을 통한 진단이다. 보조적 척도를 이용해 집에서도 간단하게 우울증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단축형 한국어판 노인 우울 척도’가 그것이다. 여기에서 6점 넘게 나오면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다.
노년층 우울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여성은 가정이나 사회에서 느끼는 소외감, 신체질환 등이 꼽힌다. 남성의 경우에는 생명을 위협하는 중병과 관련이 더 있다는 분석이다. 그 외 지인의 죽음이나 이혼, 별거, 질병과 그에 따른 기능 저하(상실), 경제적 어려움, 독거, 고립감, 학대 및 방임, 사회적 지지 부재 등이 공통적 요인으로 꼽힌다. 노화로 인한 뇌 구조적 변화, 뇌혈관 및 뇌신경 전달물질 변화 등이 복합 작용하는 것도 있다.

좋은삼선병원 박서희 과장은 치료에 대해 “노년층 특성상 다른 신체질환이 있는지 여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이후 약물이 우선적으로 적용되지만, 경증이면 인지행동·대인관계 등의 정신치료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면서 “약물에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이 있을 때, 그리고 중증일 때는 비침습적 신경조절법(경두개자기자극술)과 전기경련요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외 각종 사회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재가 서비스를 받는 형태의 사회적 개입과 가족의 감정적 재정적 지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과장은 “우울증은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치료할 때 증상을 완전히 호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약물·정신 치료와 사회적 개입 및 가족의 지지 등을 모두 포함하는 다차원적 방법을 시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고 강조했다. 구시영 선임기자 ksyo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