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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난임 부르는 ‘정계정맥류’…고환 묵직하거나 아프면 의심을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3-11-29 (수) 13:31 조회 : 37

정계정맥류 원인과 치료법


- 난임 진단 男 30~40%서 발견
- 짝짝이 고환 울퉁불퉁한 핏줄
- 구조적 요인 탓 90% 좌측 발생
- 판막 장애·혈류의 역류도 원인
- 색전술 시술·복강경 수술 치료
- 수술 후 주기적 정액검사 필요

보통 난임의 성별 원인은 남성 인자 40% 여성 인자 40% 양성 동시 20% 정도로 분석된다. 게다가 근래에는 과로 스트레스 흡연 과음 환경오염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가임기 남성의 난임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남성의 정계정맥류는 하지정맥류에서처럼 혈액 흐름의 정체로 음낭 혈관이 확장돼 튀어나오는 질환으로 남성 난임의 원인이 된다. 부산센텀병원 비뇨의학과 박남철 경영원장이 초음파 기기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그런 난임 남성에게서 흔하게 나타나고 난임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질환이 있다. 바로 ‘정계정맥류’이다. 비뇨의학 전문의로서 남성 난임 전문가인 부산센텀병원 박남철 경영원장(한국공공정자은행연구원 이사장)의 도움말로 이 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남성 유병률

정계정맥류는 음낭의 고환에서 나오는 그물 모양의 정맥혈관들이 확장돼 꼬불꼬불 엉키고 부풀어 오르는 질환을 말한다. 심한 경우 음낭 피부가 마치 호두껍질 같은 모양이어서, 음낭 안에 벌레가 들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쉽게 말해 음낭의 혈관이 확장되어 튀어나온 것이다. 이는 음낭 속 정맥 혈액의 흐름이 정체돼, 하지정맥류에서 보듯이 정맥의 비정상적 확장으로 발생한다. 이 같은 질환은 성인 남성의 약 15~20%에서, 난임 남성의 약 30~40%에서 발견될 만큼 유병률이 높다. 정계정맥류에 유의해야 하는 이유는 고환의 정자 생성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주요 증상

고환의 묵직한 불편감이나 통증이 주요 증상이다. 고환에 구불구불한 핏줄이 만져지거나 눈으로 봐서 고환의 좌우 크기가 다르고 음낭이 많이 처져 있으면 정계정맥류를 의심해 봐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뚜렷한 증상이 없으며, 실제 자신에게 정계정맥류가 있는지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많다. 환자 중 가임기 성인은 주로 난임으로 인해 병원에 와서 진단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청소년은 신체검사에서 종물(멍울)이 만져지거나 음낭·서혜부 통증 혹은 불쾌감 등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심한 운동을 하거나 오랫동안 서서 일을 하는 경우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발생 원인

박남철 원장은 “정계정맥류의 약 90%는 좌측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고환에서 나오는 좌우 정계정맥의 해부학적 구조의 차이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즉, 우측 정계정맥은 비스듬하게 하대정맥으로 직접 들어가지만, 좌측 정계정맥은 콩팥에서 나오는 신정맥과 직각으로 연결돼 있어 순간 혈류 속도가 매우 빠른 신정맥을 경유해 하대정맥으로 들어가므로 혈류의 저항이 커지게 된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어떤 환자에서는 좌측 신정맥이 대동맥과 상부 장간막동맥 사이를 지나면서 이들 두 동맥에 눌려서 신정맥의 압이 높아져 정계정맥류가 생길 수도 있다”면서 “정계정맥에 판막이 없거나 판막기능 장애, 그리고 신정맥에서 나오는 혈류의 역류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계정맥류에 의한 고환 손상도 주의해야 한다. 이는 부신(신장 위에 있는 내분비선)과 신장의 독성 대사물질 역류, 정맥혈의 울혈로 인한 고환 온도 상승과 2차적인 열 손상, 정맥혈의 저류에 의한 저산소증, 고환 내 테스토스테론 감소, 고환 내 과도한 체액 저류 등의 기전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정액검사상 비정상적인 정액지표를 나타내며 난임을 일으키고, 소아기에 발생한 경우는 고환 위축이 동반되기도 한다.

■진단과 치료

이 질환의 진단은 신체검사나 음낭 초음파 검사로써 이뤄진다.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고 신체검사상 만져지지는 않지만 초음파 검사에서 발견되는 것은 ‘무증상 정계정맥류’라고 한다. 정계정맥류에 대한 치료는 색전술의 시술이나 개복 수술, 미세현미경 수술, 복강경 수술로 정계정맥을 차단해 혈류 순환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정계정맥류 절제술 이후 약 3~4개월째 최초 정액검사를 시행하는데, 수술 후 70% 정도는 약 2년에 걸쳐 정자 수나 운동성 등의 정액지표가 서서히 개선되어 임신 성공률도 30~50% 정도 된다.

박남철 원장은 “그런 점에서 수술 후 주기적인 정액검사가 필요하다. 35세 이상의 출산경험이 없는 여성 배우자와 같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약 40~50%에서 자연임신이 가능하므로 인내심을 갖고 자연임신을 기다리는 것을 권유한다”면서 “다만 고환이 작아지거나 동통과 같은 자각 증상이나 난임이 없다면 수술을 하지 않고 해마다 추적관찰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음낭은 체온보다 1~2도 낮은 상태에서 정자 형성에 가장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따라서 정계정맥류에 의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고환이나 생식기가 꽉 쪼이는 하의를 피하고 통풍이 잘 되는 환경에서 음낭부를 시원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구시영 선임기자 ksyo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