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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근개 재파열 잦은 편…어깨 진피 보강술 고려를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5-09-16 (화) 09:08 조회 : 8

파열부위 크면 관절내시경 수술, 콜라겐 성분 패치 등 덧대 보강


- 재수술·고령 환자 치료에 도움
- 비용 비싸고 더딘 재활은 숙제

어깨병변은 어깨를 이루는 인체 조직에 발생하는 손상을 말한다. 여기에는 오십견과 회전근개 증후군, 어깨의 석회성 힘줄염 등이 있다. 국민건강보험에 의하면 어깨병변으로 진료를 받은 이는 지난 2018년 226만6000여 명에서 2022년 242만5000여 명으로 7%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1.7%로 나타났다. 이러한 어깨병변, 즉 어깨의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가운데 상당수는 ‘회전근개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감싸는 네 개의 힘줄로, 팔을 들어 올리고 회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면서 힘줄이 약해지거나, 반복적인 사용으로 마모되면서 파열이 생길 수 있다. 흔히 ‘어깨 힘줄이 끊어졌다’고 표현하는 것이 바로 회전근개 파열이다.
이승준(왼쪽 두 번째) 거인병원 대표원장이 관절내시경술을 시행하고 있다. 거인병원 제공
회전근개 파열의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약물 주사 물리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로도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그 파열의 부위가 크거나 통증, 또는 팔을 들어 올리고 돌리는 데 제한이 지속한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이때 시행하는 대표적인 수술이 회전근개 봉합술이다. 회전근개 봉합술은 끊어진 힘줄을 다시 뼈에 단단히 붙여 주는 수술이다. 이 수술은 관절내시경을 통해 비교적 안전하게 시행된다. 이승준 거인병원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회전근개 파열 관련 치료법 등에 관해 알아본다.

■ 재파열율 줄이려는 새로운 접근

문제는 회전근개 봉합술을 받았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결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특히 파열의 부위가 크거나 힘줄이 약해진 상태, 또는 고령의 환자라고 한다면 수술 후에도 다시 끊어지는 ‘재파열’ 상황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광범위 파열 환자에서는 수술 후 재파열율이 20∼40%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주목받는 방법이 ‘진피(피부의 두꺼운 층) 보강술’이다. 회전근개 봉합술을 시행하면서 봉합 부위 위에 인체의 진피에서 얻은 보강재(콜라겐 패치)를 덧대어 주는 방식이다. 이 보강재는 세포와 혈관이 자라 들어갈 수 있는 ‘발판(scaffold)’ 역할을 해 조직이 더욱 잘 치유되도록 돕는다. 이와 동시에 봉합 부위의 기계적인 강도를 높여 초기 회복기에 재파열율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약해진 벽돌 담을 보수할 때 단순히 떨어진 벽돌만 다시 붙이는 것보다는 그 위에 튼튼한 철망을 덧대면 훨씬 단단해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진피 보강술은 바로 그 철망과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개발된 리제네텐(Regeneten)이라는 새로운 보강재도 사용한다. 이는 인체의 진피 대신 생분해성 콜라겐으로 만든 보강 패치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몸 안에서 흡수되며 힘줄의 치유를 촉진한다. 기존 진피 보강재보다 수술 과정이 단순하고, 흡수되는 특성을 지녀 장기 이물 반응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가격이 비싸 아직 국내에서 이를 활용하는 빈도가 적은 편이지만, 앞으로 적용 예가 확대되면 환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여러 연구에서 진피 보강술은 회전근개의 재파열율을 낮추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광범위 파열이나 재수술 환자, 그리고 힘줄이 약해진 고령 환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보고가 많다. 다만, 모든 환자에 필요한 것은 아니다. 파열 부위가 작고 봉합을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경우에는 일반적인 봉합술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진피 보강술 걸림돌 ‘비용’과 ‘재활’

물론 진피 보강술에서 고려해야 할 점도 있다. 첫째는 비용이다. 진피 보강재는 아직 건강보험 적용이 제한적이어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크다. 둘째는 재활이다. 진피 보강술을 한 경우 패치가 제 역할을 하게 하려면 일반 봉합술보다 더욱 보수적인 재활이 필요하다. 수술 후 초기에는 팔을 움직이는 데 제한을 받는 기간이 길어지고, 적극적인 재활 역시 늦출 수밖에 없다. 환자의 처지에서는 답답할 노릇이지만, 장기적으로 수술의 성공률을 높이려는 중요한 과정이다.

앞으로는 진피 보강술과 함께 다양한, 더욱 발전된 보강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단순히 보강재를 덧대는 수준이지만, 미래에는 성장인자나 줄기세포 같은 생체 재료를 결합해 힘줄 치유를 촉진하는 ‘스마트 보강재’로도 발전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회전근개 수술의 성과는 지금보다 한층 더 좋아질 것이다.

어느 신체 부위와 마찬가지로 어깨도 일상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관절이다. 팔을 들고, 머리를 빗고, 물건을 드는 평범한 동작도 회전근개가 없다면 할 수 없다. 따라서 회전근개 파열이 발생했을 때는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적절한 치료 방침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진피 보강술은 모든 환자에 필요한 치료법은 아니지만, 재파열 위험도가 큰 환자에게는 더욱 안정적인 회복을 돕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