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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골절 유형과 예방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5-01-27 (화) 14:17 조회 : 666


[오정문 세흥병원 정형외과 과장]

- 빙판길에서 보폭 줄이고 무릎 굽혀야 -

정형외과 전공의 시절 무주스키장 의무실에 파견 갔을 때의 일이다. 부산서 한 가족이 승합차를 타고 와 차에서 내리다 할머니가 그만 미끄러지고 말았다. 의무실에 실려온 할머니는 대퇴경부 골절이었다. 젊은 사람은 넘어지더라도 골절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지만 노인들은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가 많아 골절 빈도가 높다. 망연자실해진 온 가족은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 

겨울철 정형외과 골절 환자 중 상당수는 미끄러운 빙판길에서 넘어지고, 그중 엉덩방아를 찧으며 발생하는 대퇴경부 골절과 손을 짚으며 발생하는 손목 골절이 가장 많다. 척추의 압박성 골절도 상당 부분 차지한다. 이 시기는 굳이 빙판길이 아니더라도 건조하기 때문에 미끄러지기 쉽다. 우리 몸도 따뜻한 계절에 비해 유연성이 떨어지고 굳어 있어 더더욱 그렇다.

통증과 함께 오랜 기간 고생을 해야 하는 골절은 그래서 예방이 최선이다.

춥다고 너무 움츠려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종종걸음을 걷는 것은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큰 장애가 되므로 피해야 한다. 춥다면 방한이 잘되는 장갑을 끼고 양손을 걸음과 보조를 맞추는 것이 좋겠다. 미끄러운 길에서는 가급적 보폭을 줄이고 조심해서 걸어야 한다. 아주 위험할 땐 보기에 좀 민망하더라도 옆으로 걷는 게걸음을 하거나 무릎을 살짝 굽혀 몸 중심을 지면에 가깝게 하면 균형 유지에 도움이 된다. 이럴 경우 설사 넘어지더라도 충격을 줄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 평소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다면 약물이나 주사 치료를 받아 골밀도를 높여두어야 한다. 근육 강화 운동은 관절 통증을 줄여주는 동시에 우리 몸의 뼈를 튼튼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하지만 관절통이 있는 분이라면 갑작스러운 운동은 되레 관절염을 악화시켜 관절이 붓고 관절통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상황에 맞게 점진적으로 운동량을 늘려나가는 계획이 필요하다.

관절염 환자에겐 평지 걷기나 제자리 자전거 타기, 그리고 자신의 체중이 관절에 실리지 않으면서 근력 강화가 가능한 수영을 권한다. 계단이나 오르막길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노력에도 낙상을 당해 통증, 부종, 관절 움직임의 어려움, 팔 다리의 변형 등이 있는 경우 가까운 정형외과 방문을 권한다. 병원에선 의사가 아주 가볍다고 판단하지 않는 한 X-레이 촬영을 한다. 비틀린 골절이 발견되면 바로 치료에 들어간다. 의학과 의술이 발달하면서 예전에 비해 수술적 치료가 비수술적 치료에 비해 결과가 더 좋아지면서 많은 경우 수술적 치료를 권유받게 된다.  

만일 첫 방문 때 촬영한 X-레이 검사에서 골절이 진단되지 않았더라도 지속적인 통증이나 부종, 관절 움직임의 이상이 있다면 병원을 재방문하는 것이 현명하다. 미세골절인 경우 첫 X-레이에서 이상이 없어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골절이 뚜렷해져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한 번의 진단만으로 안심하는 것은 위험하다.


2015. 01. 20 국제신문 24면